바나나킥의 좌충우돌 베트남 주재원 이야기

1화. 처음 만난 사이공 – 이 도시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입국장을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분명 처음 보는 풍경인데, 낯설지가 않았다.

사실 이 도시는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출장으로 호치민 땅을 처음 밟았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단 이틀. 짧고 숨 가쁘게 지나간 출장 일정이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좋았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정말, 나는 다시 왔다.
이번에는 출장자가 아닌, ‘주재원’이라는 이름으로.
이 도시와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오래 얘기 나누러.

Tân Sơn Nhất 공항.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작고 붐볐다.

사람들은 분주한데, 어딘가 느긋한 그들만의 템포.
밤늦은 시간임에도 후끈하게 느껴지는 공기.
습하고 더웠지만 이상하게도…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웠다. 한참 못 본 동네 친구를 만난 기분이랄까?
“나 다시 왔어~” 하는 마음으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10월의 호치민, 여전히 여름이었다.
한국의 숨 막히는 여름을 간신히 보내고 왔건만, 또 여름 나라라니.

그래도 습기는 덜했고, 하늘은 시원했다.
어느새 ‘베린이(베트남+어린이)’가 된 나.
이 더위에도 적응해 나가겠지?

숙소에 도착하고 창문을 열었다.
밤 공기 맡으며 야경 좀 느껴볼까 했는데…

3초 컷!
“끄으으르르릉~~”
오토바이+화물트럭 경적소리 콜라보 공연이 시작됐다.

아아, 여기가 바로 호치민이구나.

그리고 그날 밤, 나와 함께 첫날밤을 보낼 작은 친구 한 마리를 만났다.

귀엽지만… 자고 있을 때 다가오면 어떡하지?
혼잣말로 다짐했다.
“괜찮아, 이것도 베트남 라이프의 일부니까.”

그 친구가 벽을 타고 올라가며 나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이렇게 묻는 것 같았다.

“너, 진짜 온 거야?”

나도 대답했다.
“응. 나 다시 왔어. 이번엔 좀 오래 있을 거야.”

다음 날 아침, 여전히 잠이 덜 깬 나를 깨운 건 역시나… 경적소리.

모닝콜도 현지화 완료. 정말… 고오맙습니다~!

이렇게 해서 바나나킥의 사이공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2화부터는 진짜 로컬의 삶을 본격적으로 담아볼게요.

포친님들의 댓글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베트남 주재원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면

제 카카오 오픈채팅으로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바나나킥의 사이공 이야기는 쭉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