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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병 박사] 물류센터와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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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병 경영학 박사(한국국제상학회 이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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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병 박사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메주를 주성분으로 만들어진 장류 식품’,‘파탄 난 인생’에 어울리는 말은‘막장’이다. 

본래는 컴컴한 곳에서 석탄 가루 마셔가며 생사를 넘나드는 탄광의 마지막 장소를 일컫는다. 


막장은‘지옥’과‘죽음’을 연상하게 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광부에게는 두 개의 하늘이 있다. 막장 안의 검은 하늘과 막장 밖의 푸른 하늘. 그리고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광부의 아내에게는‘시름의 하늘’이 있었다. 최근 우리에게는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신청을 바라보며 역사를 비트는‘왜곡된 구름’이 덮이고 있다.


지하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석탄 산업 특성상 다른 사업에 비해 사망 재해 비율이 높다. 탄광 인근에는‘아빠 오늘도 안전!’이라는 표어가 도배되었고 정부는 한때 광부들을 우대하기 위해‘산업 전사’라는 말로 그들을 부르기도 했다. 산업 전사 속에는 사망사고가 많은 탄광의 비장함이 함께 묻어 있었다. 


21세기 4차 산업 시대의 막장은 어딜까? 

예전에는 기술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자리를‘건설 노가다’에서 찾았다면 지금은‘배달서비스’나‘물류센터’로 간다. 

물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용 인력도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 강도도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안전의식 부재로 대형화재 사고의 온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물류센터는 이 시대의 새로운 막장으로 꼽히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경제성만 따지는 시공이다. 

공사현장은 고비용·저효율보다는 저비용·고효율을 선호한다. 

화재에는 취약하지만, 저비용으로 경제성이 우수한 샌드위치 패널과 우레탄폼을 대부분 물류센터에 사용하고 있다. 큰 비용을 투자해 효율적인 시설을 만드는 게 얼핏 합당할지 모르나 화재에 좀 더 잘 견딜 수 있는 안전을 우선하는 경영이 이제는 핵심가치로 인식돼야 한다. 


현재와 같은 건축자재를 계속 사용한다면 슈퍼맨이 아닌 이상 화재 참사의 주범은 잡히지 않을 것이다. 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더 이상 불을 끄다 순직하여 영웅으로 미화되는 안타까운 뉴스들은 보고 싶지 않다. 


탄광 막장을‘전쟁터’라 불렀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막장 속으로 걸어 들어갔지만 나올 때는 무덤을 향하여 걸어갔다. 1970년대 탄광에서 목숨을 잃는 광부가 한 해에만 약 250여 명까지 달했다. 


물류센터는 또 다른 전쟁터이자 척박한 노동환경의 백화점이다. 

최근 6년만 해도 물류센터 화재 발생 건수는 7,904건, 사망 56명, 부상 224명, 재산피해 4천억 원에 달한다.


장시간 야간노동에 일하다 혹은 잠자다 급작스러운 심정지에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대한민국 평균 산업재해율 0.59%보다 월등히 재해율도 높다. 백화점에는 수많은 사람이 24시간 일하고 있지만 변변한 휴게공간도 부족하다. 에어컨과 난방시설은 언감생심이다. 


여름에는 선풍기에 의지하여 땀을 식히고 겨울에는 핫 팩 몇 장에 의존하는 물류센터가 대부분이다. 

복잡한 물류 현장에선 항상 조심해야 하며 각자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기에도 벅찬 것이 물류센터의 현주소이다. 방심했다간 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개인 안전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대형사고는 국민의 불신과 정부에 대한 만족도를 하락시킨다. 

사고 안에는 복잡한 인재가 포함되어 있고 사고 후에나 정부 제도, 조직, 정책을 뜯어고친다. 

언제까지 학습효과(learning effect)를 통해 뒷북을 쳐야 하나? 

사고 후 복구와 대응보다는 일상의 삶 속에서 예비와 대비라는‘만약’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막장 속에서 희망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의 전화 국가번호는 82(빨리)이며 바코드 국가 코드는 880(팔팔)이다. 우리에게는 팔팔하고 빠른 한민족 DNA가 있다. 한민족 DNA는 역동성이 필요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에나 활용되면 좋겠다. 

이 DNA가 안전작업 지침을 무시하고 완공일을 맞추기 위해 하청업체를 동시에 작업에 투입해 무리한 공기 단축을 실현하는 데는 그만 발휘되기 바란다. 



이제는‘시간은 돈이다’라는 의식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현장에서는 처참히 깨져야 한다. 안전을 지켜야 위험에서 보호받을 수 있고 공사비용도 결과적으로 절감된다는 정책적 방안과 그간의 고정관념을 깨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비용 절감과 채용의 어려움 등으로 물류센터 인력은 비정규직이 주를 이룬다. 아무리 괜찮은 물류시스템을 잘 갖추었다 하더라도 결국 물류센터 업무는 사람이 한다. 

작업자들이 편히 휴식할 수 있는 휴게실, 샤워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며 이들을 더 잘 관리해 최대의 물류 생산성을 올리게끔 물류마인드 부터 바꿔야 한다. 


업무개선에 대한 아이디어, 청소·청결, 작업 정확도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일하는 이들에 대한 동기를 유발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이지만 동일한 직원이라 생각하고 일을 하게 해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효과가 크다. 유니폼도 제공해주고 일 잘하는 직원들에게 직급도 부여하여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1:29:300 법칙으로도 불리는‘하인리히(Heinrich's law)’의 법칙이 있다. 

대형사고는 한번 발생하기 전에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고 이를 예고하는 300번의 징후들이 있다는 통계적 진실이다. 


대부분의 대형 사고는‘위험신호의 무시’와‘인재’로 인해 일어난다. 

물류센터 사고 경우 대표적인 공통점은 하나같이 정부·공공부문의 관리·감독 소홀, 행위자가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하여 나머지 안전을 등한시 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솜방망이 처벌, 무리한 공사 진행, 안전관리자의 부재 등이 종합적인 사고의 원인이다. 


한때 탄광촌을‘잿빛 도시’라고 불렀다.  

가난한 삶과 폐허 같은 절망의 분위기라 그리 불렀다. 이제는 잿빛 물류센터를 일신해야 한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와 전자상거래 시장의 영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생활 물류의 필수 시설로 점차 사회 공공재 성격을 갖추고 있는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대한 공간·생산성·기술·인력에 대한 재 정의를 내리고 각 분야에 대한 고도화를 추진하여 전성기를 넘어 다가올 황금기를 준비해야 한다. 


ESG와 연계, 갈수록 고객과 사회도 노동과 사람을 중요시하고 있다. 

일해 먹고 사는 노동자에 대한 안전과 환경, 배려를 통한 따뜻한 인간 존중의 문화와 사람 중심주의 현장으로 물류센터가 변모하여 막장의 오명을 벗어던져야 한다. 그래야 한다.


제2의 군함도라 불리는 사도광산은 조선인 강제동원 동원지로 손꼽히는 장소이다. 폭력과 온갖 노역으로 점쳐진 피맺힌 한이 서린 공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검토되고 있다. 


의도적 왜곡, 부정확한 오류로 더는 우리의 역사를 어둠과 잿빛으로 색칠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을 살아가는 이 시대가 푸른 하늘인 줄 알았는데 역사의 조작과 호도가 난무하는 키 작은 하늘엔 잿빛 구름이 가득해 막장의 삶과 닮은 검은 하늘이 보인다.


세계문화유산을 가림막 삼아 왜곡된 역사의 구름이 맑은 하늘 밑 사람들 속에 더 이상 얼씬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리 먹고사는 일이 바빠도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우리 사회가 사도 광산과 평택 물류 창고 공사장 화재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일 듯싶다.


lgb1461@naver.com 


※탄광과 물류센터 사고 희생자들에게 깊은 추모의 마음을 바쳐 평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2-11-16 21:45:15 물류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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